미라콜리 광장의 산조반니 세례당, 두오모 피사 대성당, 피사의 사탑, 캄포산토
사보나에서 묵었던 숙소를 나와 피사로 향했습니다.
피사에 도착해서 미라콜리 광장을 만나기 전까지는 좀 의아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한 느낌.
늘어선 관광 소품 가게들의 호객행위에 중국의 어느 지역을 방문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드는 곳이었습니다.
미라콜리 광장 주변에는 잡화상들이 특이한 이동식 개인용 매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매대가 특이한 것이 접으면 인디언들의 천막처럼 생겼는데 펼치면 별 모양으로 창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아주 많은 물건을 진열할 수 있는 매대가 만들어지는 구조였습니다.
올려진 창들 사이사이는 다시 천막으로 이어져 그늘도 만들어주고 물건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여와도 좋을 듯한 아이디어 매대였네요.
자리도 적게 차지하고, 행사시 정돈된 매대의 모양도 갖출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닫을 때는 접어서 자물쇠만 채우면 내용물이 보이지도 않는 구조라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도착한 미라콜리 광장.
하얀 대리석으로 환하고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이 들어서자마자 밖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미라콜리광장(Piazza dei Miracoli)은 기적의 광장이라는 뜻으로
이곳에는 한 세트처럼 4개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세워져 있습니다.
산조반니 세례당, 두오모 피사대성당, 피사의 사탑, 유명인들이 묻혀있는 공동묘지인 캄포산토.
기적의 광장은 아르노강과 리구리아 해가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로마시대부터 군사기지였던 도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특성으로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인데요.
당시 지중해를 무대로 활발히 무역을 하던 중 사라센과의 마찰로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피사는 많은 전리품을 얻게 되는데
이때 빼앗은 전리품으로 이 광장에 대성당과 세례당을 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이곳은 산조반니 세례당으로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어우러진 건축물로
유럽에 세워진 종교 건물 중 공명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합니다.
파이프 오르간과 유사한 소리를 낸다고도 하는데요.
방문하시는 분들은 손뼉을 치거나 작은 소리를 내어 한 번 확인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곳에는 원래 벽돌로 지어진 세례당이 있었는데
대성당 건물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헐고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피사의 사탑 가까이로 이동해 다시 바라보는 피사대성당과 세례당입니다.
옛 건물들을 보전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례당의 돔도 앞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뒤의 모습은 수리의 흔적으로 가득하고요.
피사 대성당의 돔도 한창 수리 중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 위치에서 피사의 사탑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원근감을 잘 활용해서 피사의 사탑을 들고 찍기도 하고
무너지는 피사의 사탑을 떠받치고 찍기도 하고요.^^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 사탑을 기울게 하는 등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며 깔깔깔~~ 보는 사람도 절로 즐거워졌습니다.
드디어 만난 피사의 사탑.
기울기는 기울었죠?
바닥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바닥 대리석과 경계를 이루는 벽의 높이를 잘 봐 주세요.
위쪽은 대리석 타일 하나보다 조금 더 있는 높이입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보면 대리석 타일의 높이가 5개보다 더 깊어집니다.
무너지지 않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피사의 사탑
이 사탑은 원래 피사 두오모 대성당(두오모는 대성당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지역마다 있는 대성당을 가리켜 두오모라고 합니다. 그러니 사실은 두오모와 대성당을 두 번 쓰면 안 되는 표현입니다.)의 종을 달기 위한 종탑으로 지어졌습니다.
예술가 본나노 피사노와 건축가 기윰에 의해 처음 100M 이상으로 지어질 계획이었는데 1173년 공사를 시작한 지 5년도 지나지 않아 4층 공사를 진행하던 중 탑이 2.5Cm 기울어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반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후 약 100년 동안 공사가 중지되었다가 두 번째 이 사탑의 건축을 맡은 조반니 디 시모네에 의해 당초보다 낮은 7층으로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때도 조반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탑의 기울기는 90Cm까지 기울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마무리 작업인 종을 보관하는 덮개 공사를 남겨두고 조반니 디 시모네가 사망하게 되어 다시 공사가 중단되었고, 66년이 지난 1350년이 되어서야 다시 시작된 공사는 종루가 더해져 높이 약 56미터 지름 15.5미터로 기울어진 채 1372년에 완공을 하였다고 합니다.
완공된 후 618년이 지난 1990년 사탑은 15.2m나 기울어지게 되고 사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탈리아 정부에서는 관광객을 통제하고 탑을 세우는 공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3년에 걸쳐 최첨단의 기술을 동원해 950톤의 납을 사탑의 바닥에 채워 넣고 18개의 강철 케이블을 땅속에 매다는 공사를 하였지만 23Cm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무너질까 봐 지금은 못 올라갈까요?
아닙니다. 올라갈 수 있는데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요~ㅠㅠ
우리는 패키지여행이라 도저히 저 줄을 기다릴 수가 없지요.
먼발치에서 종탑에 올라가 피사의 두오모 광장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을 사람들을 부러운 눈길로 찍어봅니다.
이제 피사 두오모.. 피사 대성당으로 가 볼까요?
피사 대성당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으로 1063년에 짓기 시작해서 1118년에 완성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입니다. 정면을 장식하고 있는 4단으로 된 기둥과 청동문. 그리고 성당 안으로는 조반니 피사노의 설교단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또한 이곳은 갈릴레이가 성당의 천장에 매달린 등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진자의 법칙을 발견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피사 두오모 바로 아래에서 4단 기둥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가운데 청동문
위쪽으로는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성모님이 보입니다.
넓은 두오모 광장인 기적의 광장을 거닐다 왼편의 캄포산토로 갑니다.
공동묘지인 캄포산토는 유명인들이 많이 묻혀있다고 하는데요.
들어가려니 여기도 유료. 표를 끊으려 하니 티켓소에서 끊어와야 한답니다.
손으로 가리키는 곳이 아득히 어딘지도 모르게 머네요.. ㅠㅠ
보는 걸 포기합니다.
이곳 캄포산토는 기적의 광장의 4개 건물 중 가장 나중에 지어진 건물인데요.
이곳에 1200년대 피사의 대주교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혔던 골고다 언덕에서 배 다섯 척 분량의 흙을 가져와 이곳에 깔았다고 합니다.
아쉬운 캄포산토에서 세례당을 보고 찍은 사진.
보수가 눈에 잘 보이는 곳보다 안 보이는 곳은 좀 허술하게 수리가 되나 봅니다.
세례당의 지붕도.. 피사 대성당의 벽도..
워낙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니...ㅠㅠ
피사에서의 한나절이 맑은 날씨로 인해 더욱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이제 로마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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