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6일 차
이날은 비가 온다는 것을 당연히 알면서도 서귀포 치유의 숲을 예약했습니다.
일정상 서귀포를 둘러보는 날이기도 했지만..
비 오는 날의 숲이 훨씬 푸르러기 때문에
그 선명한 싱그러움을 느끼고 싶어서 비가 오는 것과 상관없이 예약을 했더랬습니다.
참고로 서귀포 치유의 숲은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1타임당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제한 인원은 코로나 상황이나 그때그때마다 달라지나 봅니다.
오늘 확인해보니 제한 인원이 12명으로 줄어있네요.
가고자 하는 날 미리 시간대 확인하시고 예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맨 아래 주소 알림란에 산림휴양관리소 홈페이지 함께 올려 두었습니다.
치유의 숲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제주도 방언으로 안내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뜻을 알겠으나 너무도 다른 표현.. ㅋ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반려동물 돌앙 오지랑 말게양(반려동물 출입금지)
먹을꺼랑 가졍오지 말게양(음식물 반입금지)
돗지 말앙 솔솔 갑써(제차서행 SLOW)
서귀포 치유의 숲 도착
부슬비처럼 내리던 비가 이제 조금씩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렸나 봅니다. ㅋㅋ
비옷을 챙겨 입고.. 우산을 들고~~ 출발~^^
입장을 하려면 운동화나 등산화 착용 필수이고요.
하루 전 사전 예약제이지만 입장 인원에 여유가 있을 경우 당일 예약도 가능합니다.
대신 현장 매표는 안됩니다.
입구에서 안내요원에게 설명을 듣고 출발하는데요.
오늘은 비가 오니 사잇길이나 더 멀리 돌아서 오는 숲길은 이용하지 말고
화산석이 깔려 있는 길을 따라 2Km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힐링센터까지만 갔다 오라고 하시네요.
숲길로 들어가면 오늘 같은 날은 멧돼지를 만날 수도 있다고.. 후덜덜~~
혼자 여행 온 제게..
이런 엄포를 놓으시다니~~
그래도 저는 아무 걱정도 없고 또 무척 용감하기에 ㅋㅋ
씩~~ 한 번 웃어주고 출발합니다~^^
아... ... ...
숲길을 설명하는 안내지도의 길 이름이 온통 제주도 방언으로 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ㅋㅋ
힐링하우스로 가는 길에 있는 안내 표지판에는 그래도 해석이 옆에 붙어 있지만
이걸 어떻게 외우겠습니까..ㅠㅠ
힐링하우스는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고
노인들과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자연힐링도시락인 차롱도시락도 만든다고 하는데..
코로나로 중단되었다고 하네요.
정말 먹어보고 싶은 차롱도시락이었는데..
다음번 방문때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 차롱도시락도 맛볼 수 있길요.
숲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취소하신 분들이 많은지..
어젯밤 마지막 인원으로 신청했는데..
많은 분들이 있지는 않습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면서 숲도 덩달아 신비로워지기 시작합니다.
물안개가 피기 시작하는 이 아름다운 숲을 혼자 독차지하고 누리고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가 3월 말..
지금은 이 숲이 훨씬 더 푸르러졌을 것 같습니다.
누워서 숲을 체험할 수 있는 편백 숲
너무도 맑은 공기에 숨을 쉴 때마다 온몸도 덩달아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누워서 숲의 고요 속에 잠겨보고 싶은 곳입니다.
아직도 예쁘게 피어 있던 동백꽃에게도 인사를 건네고요.
이어지는 숲길..
이 속을 걷는 것도 너무도 좋았지만
비가 굵어질수록 화산석에 비가 스미는 소리가 어찌나 신비로운지..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때문에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우산을 접고 그냥 비를 맞고 걷기도 했습니다.
모든 길이 너무도 평화로운...
때론 혼자만의 여행이 함께 일 때 보다 더 충만해질 때가 있습니다.
침묵 속에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
온전히 나 자신에게만 배려하며..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머물고 싶으면 머물고..
내가 바라보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며..
내가 바라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나 자신에게 온전한 자유를 주는...
혼자만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으로도 혼자만의 여행을 너무도 즐기게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맑고 깨끗할 수 있는지..
이런 자연을 품은 제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
도깨비님이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멋진.. ㅋㅋ
중간쯤 가면 사려니숲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정말 키가 큰 거인 삼나무를 만납니다.
바라보는 순간 그 신비로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신발이 온통 젖는 줄도 모르고
이 삼나무에 반해서는 숲길을 마구 헤집고 다녔습니다.
얼마나 키가 큰지 한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올려다본 삼나무..
아..
지금 봐도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 심장이 콩딱거리네요..^^
카메라에 잡힌 빗줄기 보이시나요?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 다 맞으면서도 바라보는 걸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대로 더 오래 머물고 싶었던 곳..
사람과 함께 찍힌 모습에서 삼나무의 크기가 가늠이 되시나요?
저보다 나중에 출발한 엄마와 딸이었는데..
저는 반 밖에 못 왔고..
저분들은 벌써 힐링센터를 돌아 내려오고 계시네요..ㅋ
이 분들도 삼나무에 취해 바라보시는데..
그냥 그림이 되네요.
누군가 쌓아놓은 솟대
어쩜.. 이렇게나 예쁘게 쌓아놓았을까요..
모자를 쓴 돌사람입니다.
숲 속에 마련된 공연장
이런 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앉아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되는 관객석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느림보 제가 드디어 힐링센터에 도착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될 텐데..
그러지 못하는 지금이 많이 아쉽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보던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안개가 더 짙어진 숲은 더욱 신비스러워졌고
숲은 더욱 고요해졌습니다.
빗소리만 들리는 숲..
힐링 그 자체입니다.
내려오는 발걸음도 계속 멈추도록 숲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비 오는 날..
숲길을 걷는 것이 걱정되시나요?
이렇게 신비로운 숲을 만나고 싶다면..
비 오는 날..
용기 내어 숲에 와 보세요.
상상도 못 할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레인코트를 입은 곳은 빼고 다른 곳은 다 엉망으로 젖어버렸네요.. ㅋㅋ
그래도 온몸이 말끔히 씻긴 듯 너무도 깨끗해진 것 같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 숲에서는 물안개가 짙어서 너무도 좋았었는데..
내려오는 도로까지 이렇게 안개로 뒤덮일 줄은 몰랐네요..ㅋㅋ
비상 깜빡이 켜고..
천천히.. 천천히..
숲처럼 여유롭게..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맑은 날에도 너무 좋은 곳입니다.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오는 대로..
자연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는 무한 사랑 가득 느끼며..
숲길 한번 걸어보세요~~^^
서귀포 치유의 숲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산록남로 2271
전화번호 : 064-760-3067~8
운영시간 : 매일 08:00~17:00(하절기) 4월~10월 18시
매일 09:00~16:00(동절기) 11월~3월 17시
★치유의 숲 안내 및 예약은
서귀포시 산림휴양관리소 홈페이지(http://healing.seogwipo.go.kr/index.htm)에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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